사랑하는 것 또한 좋은 일입니다.
사랑 역시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우리들에게 부과된 가장 어려운 일일지 모릅니다.
그것은 궁극적인 마지막 시련이고 시험이며 과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젊은 사람들은 아직 사랑할 능력이 없습니다.
사랑도 배워야 하니까요.
모든 노력을 기울여 고독하고 긴장하며 하늘을 향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승화되고 심화된 홀로됨입니다.
사랑이란 무턱대고 덤벼들어 헌신하여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과 미완성인 사람 그리고
무원칙한 사람과의 만남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습니니까?
사랑이란 자기 내부의 그 어떤 세계를 다른사람을 위해 만들어가는
숭고한 계기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보다 넓은 세계로 이끄는 용기입니다.
사람들은 오히려 그들의 결합을 행복이라 부르고 자신들의 미래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각자는 다른 사람 때문에
자기 자신까지 잃게 되며, 상대방과 또 다른 사람까지 잃게됩니다.
그리하여 남은 것이라고는 구역질과 실망, 빈곤 뿐입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젋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中 -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기 내부의 어떤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왜 나는 하지 못했던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사랑이라 믿었던
내 지극히 어리석었던 생각이 한순간에 너무나 초라해진다.
나는 '사랑'을 위해 내 자신을 버리지 못했다.
그렇다면 역으로,
나 자신을 온전히 버리고 희생만 하는 '사랑'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또,
그것이 사랑이었다며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혀를 내두르는 사람이 했던 '사랑'을
과연 '사랑' 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
사랑은 어렵다.